국내 증시는 장 초반부터 크게 흔들렸습니다.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지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입니다.
코스피는 한때 6730선까지 내려갔지만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낙폭을 빠르게 줄였습니다. 오후 1시 10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46포인트, 0.07% 오른 6824.48을 기록했습니다.
장 초반에는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저점 이후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강보합권까지 회복한 모습입니다. 이번 움직임에서 주목할 부분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도 개인이 지수를 받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2947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5312억원, 기관은 9239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기관의 매도 규모가 상대적으로 컸지만 개인 매수가 일부 물량을 받아내면서 지수 하락을 제한했습니다.
코스피의 낙폭을 줄이는 데에는 반도체 대형주의 역할도 컸습니다. 삼성전자는 0.19%, SK하이닉스는 1.43% 상승하면서 지수 방어에 힘을 보탰습니다. 삼성전자우와 SK스퀘어도 상승세를 나타냈습니다.
반면 모든 대형주가 강한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닙니다. 삼성물산과 신한지주 등이 상승한 가운데 삼성전기,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삼성바이오로직스, KB금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은 약세를 보였습니다. 업종별로 투자자들의 대응이 엇갈리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코스닥 시장은 코스피보다 분위기가 무거웠습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1.66% 하락한 820.43을 기록했고 장중에는 815선까지 밀렸습니다. 개인이 4151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870억원, 2193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을 막지 못했습니다.
특히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알테오젠,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레인보우로보틱스, 이오테크닉스, HLB, 파마리서치 등이 하락했습니다. 성장주와 2차전지 관련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모습입니다.
이번 국내 증시 흐름에서 확인할 수 있는 특징은 지정학적 위험이 커질 때 코스피와 코스닥이 서로 다른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상대적으로 대형주 비중이 높은 코스피는 반도체와 일부 금융주가 버팀목이 될 수 있지만, 코스닥은 성장주 비중이 높아 위험 회피 심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증시 방향을 판단하려면 미·이란 갈등의 추가 확산 여부와 국제유가 움직임을 우선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유가가 급등하면 물가와 금리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외국인 수급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가 흐름까지 함께 확인해야 국내 증시의 반등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추세적인 회복인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