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태백 황지동, 해발 800미터가 넘는 산마을에는 겨울이 유난히 빨리 찾아온다. 두부를 밖에 내놓기만 해도 순식간에 얼어버리던 이곳에서 50년 넘게 두부를 만들어온 어머니 김옥랑 씨와 딸 김지미 씨가 작은 식당을 지켜오고 있다.
한국인의 밥상 태백 두부집
손맛 좋기로 소문났던 옥랑 씨는 이웃들의 권유로 두붓집을 열었고, 딸 지미 씨는 어느새 그 옆에서 자연스럽게 부엌 일을 맡게 됐다. 하지만 두부를 대하는 방식만큼은 모녀의 생각이 늘 다르다.
계량과 레시피를 중요하게 여기는 딸과, 평생 손의 감각으로 두부를 만들어온 어머니의 방식은 쉽게 하나로 맞춰지지 않는다. 콩물이 끓는 냄비 앞에서 말없는 긴장이 흐를 때도 있지만, 두 사람은 하루도 빠짐없이 같은 자리에서 두부를 만든다.
-한국인의 밥상 정보-
이 집 두부에는 가족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콩물이 끓을 때 생기는 두유 막은 아버지가 특히 아끼던 음식이었다. 말려 구워 먹거나 무쳐 먹던 그 맛은 지금도 식탁 위에서 이어진다.
태백 구와우마을 두부집
겨울에 얼었다 녹은 언두부는 양념을 머금어 또 다른 요리가 되고, 된장독에서 숙성된 두부는 깊은 장맛을 낸다. 남은 비지마저 허투루 쓰이지 않는다. 딸에게 엄마의 두부는 늘 같은 자리로 돌아오는 음식이다. 먹고 나면 마음이 차분해지는, 오래된 집밥의 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