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서 배로 한 시간을 달리면 사람 손길이 적어 고요함이 머무는 작은 섬, 추도가 나온다. 이곳에서 25년째 살아가는 이정순·심춘우 부부의 하루는 소박하지만 깊은 행복으로 채워져 있다.
부부의 삶은 땅과 바다를 오가며 흘러간다. 집 뒤 밭에서는 닭과 칠면조, 기러기를 돌보고 고추를 가꾸며 계절의 변화를 그대로 느낀다. 바다로 나가면 도다리와 가오리, 꽃게를 건져 올려 하루의 식탁을 풍성하게 한다.
많은 것을 갖진 못했지만 “배곯게는 하지 않겠다”는 남편의 말 한마디에 아내는 섬살이를 선택했고, 그 믿음 위에서 두 사람의 세월은 단단히 쌓여 왔다. 서로가 잠시만 시야에서 사라져도 마음이 덜컥 내려앉을 만큼 서로에게 의지하는 부부.
-한국기행 대표 맛집-
고된 순간도 있었지만, 함께라서 견딜 수 있었던 날들이 모여 지금의 추도 생활을 만들었다. 자연에 기대어 살아가는 만큼 불편함도 많지만, 그만큼 마음은 더 단순해지고 서로에 대한 사랑은 더 깊어진다.
오늘도 두 사람은 섬의 바람과 파도 소리를 벗 삼아 묵묵히 하루를 살아낸다. 비록 화려하진 않지만, 이 순간들이 그들에게는 가장 빛나는 화양연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