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법성포 덕장에는 칠산바다의 바람을 맞으며 황금빛 굴비가
해풍에 마르고 있다. 50년 넘게 굴비를 말려온 김성진(65) 씨는 형제들과 함께 전통
방식으로 굴비를 엮고 덕장에 건다.
형 김종진(77), 김남진(67), 동생 김해진(62), 막내 김옥순(58) 씨까지, 모두 98세
노모 이영임 씨가 굴비로 자식들을 키워낸 9남매의 일부다. 예전엔 볏짚으로 굴비를
엮었지만, 지금은 위생적인 재료를 쓰며 손끝 감각으로 매듭과 건조 상태를
살핀다.
바람에 말라가며 깊어지는 굴비의 맛은 세월의 정성과 자연의 조화를 품는다.
노모는 굴비 한 마리로 아홉 자식을 키웠던 시절을 떠올리며, 항아리에 보리굴비를
묻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한국인의 밥상 맛집 리스트-
그렇게 이어온 가족의 손끝에서는 덜 짜고 단단한 굴비가 완성된다. 굴비는 찜,
고추장무침, 건민어탕, 풀치조림 등으로 변하며, 그 안에는 칠산바다의 바람과
햇살, 그리고 가족의 세월이 담겨 있다.
